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마산무학여자중학교

검색열기

메인페이지

게시 설정 기간
상세보기
법원 참관후기 - 1229 허채윤
작성자 허채윤 등록일 2020.02.19

재판을 참관하기 전에 사회교과서를 읽고 1학년 사회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을 떠올렸다.

우리가 법원에 가서 재판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공개 재판주의이기 때문인데, 이는 소송 당사자 이외에 일반 시민도 재판과정을 볼 수 있도록 공개함으로써 소송 당사자의 인권침해나 불공정한 판결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 재판을 방청하러 갔다.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재판 시작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있어서 법정에서의 준수사항을 읽어보았다.

법정 안에서는 자세와 복장을 단정히 하고, 껌을 씹거나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되며, 외투나 모자는 벗어야 한다. 떠들거나 함부로 자리를 떠나서는 안 되고, 휴대용 전화기 등은 전원을 꺼야하며, 법정 안에서는 허가 없이 사진촬영, 녹음, 녹화, 중계방송을 해서는 안 된다.

 

각 호실마다 오늘의 재판 안내를 붙여놓았는데 사건번호와 시간, 사건명, 원고와 피고인명(형사재판은 피고인의 이름만)이 적혀있었다.

처음에는 민사재판을 방청했다.

민사재판은 개인 간의 관계에서 발생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재판이다. 분쟁이 발생하면 손해를 입은 사람이 법원에 직접 소장을 제출하여 재판이 시작되는데, 판사는 양 당사자가 제출한 증거와 변론을 바탕으로 판결을 내린다. (교과서의 내용 요약)

오늘이 선고날인 것은 선고만 하면 되기 때문에 1분도 안 되어 끝나는 것도 있었다. 이혼소송이나 매매잔대금, 손해배상 등을 다루고 있었다. 처음이라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그 다음은 형사재판을 보러갔다.

형사재판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찾아내고, 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요구(공소제기)하면서 시작된다.

재판에서 피고인은 변호인의 도움을 받는다. 형사재판에서 판사는 검사와 변호사의 주장을 듣고 증거에 따라 유무죄의 여부, 형벌의 종류와 형량을 결정하는 판결을 내린다. (교과서의 내용 요약)

 

민사재판과는 다르게 흥미진진했고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음주운전에 관한 재판이 몇 건이나 되었는데, 그 사람들 모두 음주운전이 처음이 아니었다. 음주운전 때문에 처벌을 받고도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니... 그러면서 하나같이 자신의 딱한 처지를 호소하며 좀 봐달라고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그 음주운전으로 다른 사람이 다치기라도 했으면 어쩔 뻔 했나, 하는 생각에 제대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들은 검사가 구형한 형량의 절반을, 그마저도 집행유예를 받았다.

 

죄수복을 입은 피의자가 들어왔을 때는 무서워서 간이 쪼그라들었다. 두 명이나 있었다. 흑흑.

택시를 타고 돈을 안 낸 사건, 숙박업소에서 음란물을 제공한 사건, 사기 등의 사건도 있었지만 개인정보 차원에서 여기까지만 적겠다.

 

잠시 재판이 비는 시간이 있었는데, 판사님께서 방청을 온 우리들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도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방청 소감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우리는 눈알을 굴리며 조용히 눈치만 보고 있었다. 나와 함께 간 친구의 어머니께서 질문을 해주셔서 그나마 뻘쭘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검사는 한 번도 피의자 쪽을 보지 않았다. 처음에는 왜 그러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피의자와 눈을 마주쳐서 좋을 게 하나도 없어보였다.

 

교과서에서 보고 수업시간에 들었던 재판의 절차가 실제로도 똑같이 진행되는 점이 신기했다.

판사님은 벌금형을 부당하다고 말하는 피의자에게 사람들이 집행유예를 거의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벌금을 물리는 것을 더 과중한 처벌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집행유예 기간에 또 다시 범죄를 한 번이라도 일으킨다면 그때는 바로 실형이며, 지금의 판결까지 더 해져 가중처벌 된다고 하셨다.

 

법원에 가 볼 일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숙제 덕분에 좋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 피의자석에 서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검사석에 섰으면 섰지... 그렇게만 되면 가문의 영광인데... 또르륵... 다음에도 가서 재판을 보고 싶다.


첨부파일
게시글 삭제사유

게시 설정 기간 ~ 기간 지우기

퀵메뉴